유지원
유지원
#점 #픽셀 #근원
제 이름은 뜻 지(志), 근원 원(原)을 따서, 근원에 뜻을 두고 살라는 의미로 지어졌습니다. 저는 욕심을 부려 큰 것에 뜻을 두고 싶어서 종종 'bigger, better, important (Babylon, 2022)'에 눈을 돌리곤 했습니다만, 사실 우리는 종종 가장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고 맙니다. 공간적 구성요소의 근원은 점이고, 디지털 디자인의 최소 단위는 픽셀이라는 것, 가장 작은 것들이 모여야만 가장 큰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언제고 몇 번이고 근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get back to the root)을요.
제가 디자인한 것들이 현실이 되어, 사람들이 그것을 보거나 이용하거나 좋아하는 모습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고 있을 때, 디자인을 '계속하고 싶다'고 느낍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으로 시작한 영화제 디자인 작업인데, 어쩌다 보니 현재까지 서울권 밖의 영화제에서만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각 지방에서 길게는 몇 개월씩 거주하면서, 모든 곳의 하늘 색과 나무의 푸른 색이 다르다는 것을 어렴풋하게 깨달았습니다. 거리의 풍경과 디자인 문화, 선호도까지도 모두 다릅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것들의 아름다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미세한 차이를 디자인으로 포착하고 싶습니다.
삶을 생동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다.
작은 것에 뜻을 두고 소중히 들여다보고 싶었던 작업입니다. 작업을 보시면서 모래를 쥘 때 모래알이 손바닥에서 바스러지는 듯한 기분 좋은 느낌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